언어가 사고와 세계관을 지배하는가 [로버트 파우저의 언어의 역사]
시사저널
언어학자 사이에는 ‘칵테일 파티 언어학’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모임에서 모르는 사람과 인사를 나눌 때 언어학자라는 소개를 들은 상대방의 반응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언어학이 무엇인지를 되묻는 경우가 가장 많고, 어디선가 들었을 법한 언어와 관련한 통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경우도 있다. 그런 통설 중에는 ‘한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가 그의 사고와 세계관에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지배까지 한다는데 그게 정말이냐’는 것이 빠지지 않는다. 언어학 전공자들 사이에서는 사피어-워프 가설(Sapir–Whorf hypothesis)이라고 하는데, 20세기 후반 일반인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진 언어학 관련 대표 통설이라고 할 수 있다.